러시아 203위권 아그로소유즈은행 북한과 거래를 이유로 미 제재 대상에 올라
러시아 203위권 아그로소유즈은행 북한과 거래를 이유로 미 제재 대상에 올라
  • 이진희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8.0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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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아그로소유즈 상업은행이 유엔안보리의 제재 대상인 북한측과의 금융거래를 이유로 미국의 (금융) 제재 대상에 올랐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3일 아그로소유즈 은행을 비롯해 중국 기업, 북한 은행 관련 유령회사 2곳, 북한 은행 관계자 등을 독자제재 대상으로 발표한 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유엔 제재대상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라트비아 ABLV 은행이 지난 2월 대북 돈세탁 등의 혐의로 미국의 금융 제재를 당하자 급격한 현금 인출사태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아그로소유즈 은행 역시, 미국 제재를 계기로 유동성 위기에 처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아그로소유즈 은행은 러시아 금융권에서 자산규모 203위 (113억 5천만루블)의 작은 은행으로 안드레이 쉴랴호프 1인 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 쉴랴호프 행장은 2010~13년 모스크바은행 부흥및 발전 위원회 멤버로, 2011~14년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동서양은행연합 멤버로, 2015~16년엔 아시아태평양은행 멤버로, 또 극동지역 발전펀드 집행위 멤버로 활약한 바 있다. 

미 재무부의 이번 제재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 전에 제재 완화는 없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조치로 보인다. 특히 아그로소유즈 은행에 대한 제재는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할 경우, 예외없이 추가 제재에 나선다는 미국측 강경입장을 러시아 측에 전달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유엔 안보리와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인 한장수 조선무역은행 러시아지사 대표 등과 거래한 것이 이유로 들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 재무부는 "아그로소유즈 은행이 북한과 오랜 관계를 맺어왔으며, 북한 보유 계좌들을 통해 수백만 달러를 처리했다"며 "2013년 중반 조선통일개발은행(KUDB)을 대신해 550만 달러를 이체했으며 2014년에는 다른 러시아은행들과 함께 조선통일개발은행의 자금을 옮기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조선통일개발은행도 현재 유엔과 미국의 제재대상이다. 

미 재무부는 또 "아그로소유즈 은행은 2016년 중반 북한 유령회사를 위해 신규 계좌를 개설, 800만 달러 이상을 처리했으며 300만 달러 상당을 예치하도록 했다"며 "지난해에도 한장수 대표가 이 은행에 계좌를 열어 북한 한 유령회사가 250만 달러를 러시아 화폐인 루블로 이 계좌에 입금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8월 조선무역은행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한 바 있다.

이와함께 미국은 리정원 조선무역은행 러시아지사 부대표를 제재대상에 추가하고, 중국에 있는 단둥 중성인더스트리 앤 트레이드와 북한에 있는 조선 은금 공사 등 조선무역은행의 유령회사 2곳도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들이 미국 독자 제재를 넘어 유엔 제재 대상으로 지정되려면 안보리 15개 회원국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미국 정부의 대북 독자제재는 지난 2월 북핵 개발 자금의 주요 조달 통로로 지목돼온 북한의 해상 무역을 봉쇄하고자 북한과 관련된 무역회사 27곳, 선박 28척, 개인 1명에 대한 무더기 제재에 나선 이래 5개월여 만이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11번째 독자 제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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