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독극물 중독? 반체제 그룹 '푸시 라이엇' 프로듀서 독일 후송
또 독극물 중독? 반체제 그룹 '푸시 라이엇' 프로듀서 독일 후송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8.09.16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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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 운동장 난입했던 푸시 라이엇의 표트르 베르질로프
독극물 중독 증세로 긴급 베를린 후송/ 발병 원인은 객관적으로 나올 듯

잊을 만하면 다시 등장하는 러시아 여성 펑크록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 이번엔 이 그룹의 프로듀서인 표트르 베르질로프(30)가 사고(?)를 쳤다. 그는 지난 11일 법원 심리에 참석한 뒤 집에서 갑자기 시력과 청력이 사라지고, 혼수상태에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 모스크바 한 병원의 '해독 치료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간신히 의식을 회복한 뒤 15일 독일 베를린으로 긴급 후송됐다. 

베르질로프가 해독치료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다는 것은 독극물 중독 증상으로 의심된다는 뜻이다. 그와 사실혼 관계의 гражданская жена 여친인 베로니카 니쿨쉬나는 러시아 인터넷 매체 메두자와의 인터뷰에서 “11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상황은 계속 나빠졌다. 안보인다고 한 뒤 말하는 것도 이상했고,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그룹 푸시 라이엇 측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표트르 베질로브의 삶이 위험에 빠져 있다. 우리는 독살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인터넷 매체 베도모스티 www.vedomosti.ru 캡처
러시아 인터넷 매체 베도모스티 www.vedomosti.ru 캡처

 

그의 발병 원인에 대한 분석은 독일 병원에서 객관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부 러시아 언론은 그가 약물 과다 복용 증세를 보였다고 보도했으나 가족들은 "베로질로프가 어떤 약도 복용해온 바 없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발생한 이중스파이 스크리팔 부녀의 독살 기도 사건의 용의자로 GRU(군 정보기관) 요원 두 사람이 지목된 상황에서, 반푸틴 성향의 베로질로프가 갑자기 중독 증세를 보이자 외신들이 이 사건 진행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독일 후송에는 그의 어머니와 여친 니쿨쉬나가 동행했다. 

그가 언론에 등장한 것은 지난 7월 15일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크로아티아 간 결승전 무대(사진)였다. 경찰 제복을 입고 경기장에 난입해 소동을 벌였던 그룹 '푸시 라이엇' 소속 4명 중 한 명이다. 이 소동으로 경기는 1분간 중단됐고, 베르질로프는 다른 여성 멤버 3명과 함께 15일간 구류 처분을 받았다. 

이보다 앞서 '푸시 라이엇'은 지난 2012년 모스크바 구세주 대성당에서 반 푸틴 공연으로 러시아를 뒤흔들었다. 당시 체포된 3명의 멤버 중 2명, 나제즈다 톨로콘니코바와 마리야 알레히바는 징역형을 받고 2년간 복역하다가 특사로 풀려났다. 베르질로프는 이 공연도 기획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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