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자가 격리' 조치 연장했지만, 단계적 제한조치 해제도 예고
러, '자가 격리' 조치 연장했지만, 단계적 제한조치 해제도 예고
  • 송지은 기자
  • buyrussia3@gmail.com
  • 승인 2020.04.29 0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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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까지 임시 휴무및 자가 격리 조치 연장 - 이후 '제한 해제' 준비 지시
사흘째 신규확진자 6천명대 - '3대 발병국' 중 이란도 제치고 세계 9위권 진입

이미 다 알려진 대로 러시아의 '임시 휴일및 자가 격리' 체제가 내달 11일까지로 연장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8일 지역 정부 책임자들과 가진 화상 회의를 통해 이를 공식 발표했다. 5월 1~5일 노동절 연휴와 9~11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 연휴 사이에 낀 사흘, 즉 6~8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해 이달 말로 끝나는 신종 코로나(COVID 19) 확산 방지를 위한 제한 조치를 연장한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 화상 회의/사진출처:크렘린.ru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신종 코로나의 확산 속도에 제동을 거는 데는 성공했지만,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고, 피크도 지나지 않았다"며 연장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연장 조치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전국가적 제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해 나갈 것"이라며 관련 부처에 "해제에 따른 새로운 행동지침과 기준 등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현지 언론은 이미 러시아 방역당국이 레스토랑과 미용실 등 일부 생활편의 시설과 '다차 시즌'에 맞춘 다차의 생활방역 지침 등을 마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 휴무 연장 발표/얀덱스 캡처
러시아 방역당국, 미용실 운영 재개 권고안 제시/얀덱스 캡처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각 지역 책임자들이 현지 상황에 맞게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 줄 것"을 당부하면서 "(신종 코로나 감염의 지역별 시차를 감안해) 일부 지역은 조치를 강화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내달 9일 제2차대전 승전 기념일을 맞아 모스크바 상공에는 '전투기 공중 쇼'가, 주요 도시에선 축하 불꽃놀이가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자가 격리' 상태에서 갑갑함을 느끼는 국민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안겨주고, 신종 코로나와의 전쟁에서도 이길 것이라는 희망 메세지를 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푸틴은 앞서 승전 기념일에 펼쳐지는 군사 퍼레이드와 불멸의 연대 걷기 등 기념 행사들을 연기한 바 있다. 

'자가 격리' 체제의 연장은 러시아의 현 상황으로 볼 때, 불가피한 선택으로 판단된다. 특히 '5월 황금 연휴'를 국민들에게 그대로 내어줄 경우, 한달에 걸쳐 어렵게 잡아놓은 바이러스 확산 속도에 또 다시 불을 붙일 가능성이 높다.

모스크바의 도로위 카메라가 잡은 통행허가 위반 차량. 우리와 달리 자동차 뒷면이 찍혔다/사진출처:현지 언론

이날 화상 회의에 참석한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장관은 최근 "가족 내 감염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며 "5월 연휴 기간에 친인척과 친구 등 가까운 주변사람들과 만남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러시아의 신규 확진자는 이날도 6천명대를 기록하며 전체 확진자가 9만명을 넘어섰다. 확진자 규모는 전날 중국을 넘어선데 이어 이란마저 제치고 세계 8위권으로 기록됐다.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초기, 대재앙 '3대 국가'로 여겨졌던 중국과 이탈리아, 이란 중에서 한달여만에 중국과 이란을 가뿐히 넘어선 것이다. 

러시아 방역당국은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 등 83개 지역에서 6천411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며 "전체 확진자는 9만3천558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6천411명)는 지난 1월 말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감염자가 나온 이후 최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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