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mm 북한 로켓탄의 도착 영상을 둘러싼 러시아 주장 - 안보리 결의 위반 아니다?
122mm 북한 로켓탄의 도착 영상을 둘러싼 러시아 주장 - 안보리 결의 위반 아니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11.18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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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지들이 선의로 제공한 다연장로켓시스템 '그라드'의 사거리 연장 포탄이 '특수 군사작전' 지역에 도착했다".(텔레그램 채널 '공수부대원의 일기')

북한이 소련제(러시아) 다연장로켓시스템(Реактивная система залпового огня, РСЗО, 영어로는 MLRS) '그라드'(Град)의 포탄(로켓)을 러시아 측에 제공한 정황을 확인해주는 영상이 지난 12일 소셜 미디어(SNS) 텔레그램에 올라왔다.

북한제 로켓탄의 러시아 도착을 주장한 러시아 텔레그램 영상/캡처

러시아 매체 프라브다(pravda.ru, 소련식 표기는 프라우다)는 17일 평양에서 14~16일 진행된 제 10차 북러 경제공동위원회의 협의 내용을 전하면서, "텔레그램 채널 '공수부대원의 일기'(Дневник Десантника)가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으로 북한 포탄의 배송이 시작됐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북한 포탄의 구매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라온 영상을 보면, 한 러시아군 병사가 수십발의 포탄 앞에서 "북한 친구들이 '그라드' MLRS 포탄을 제공했으며, 특수 군사작전 지역에 도착했다"며 "(구경 122㎜ 북한) 포탄은 사거리가 길어지고 명중률도 높다"고 말했다.

 '공수부대원의 일기'는 특수 군사작전에 참여하는 러시아군이 운영하는 채널이며, '우리는 우리 눈으로 본 것만 전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가입자는 러시아 군사전문 채널의 기준으로는 비교적 적은 2만1천900명 수준이다.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 '공수부대원의 일기' 소개 페이지/캡처

관심을 끄는 것은 프라브다.ru가 주장한 '북한의 포탄 구매는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다'는 주장이다. '북한의 모든 무기와 관련 물자 수출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 위반이라는 국내 언론(서방 외신?)과는 배치된다.

이 매체는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으로 무기및 기술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을 뿐, 북한의 수출은 금지하지 않고 있다"며 "수출 금지는 석탄과 철, 납, 수산물, 노동력 분야에 한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위키피디아(영문판)에 나온 관련 조항을 보면 이 주장은 틀렸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무기 금수 조항은 "Extending the arms embargo on North Korea by banning all weapons exports from the country and most imports, with an exception to small arms, light weapons and related material – though member states must notify the Security Council five days prior to selling the weapons"라고 되어 있다. "(개인 화기인) 소형 무기, (중화기의 반대인) 경무기와 관련 물질을 제외하고 - 회원국은 무기 판매 5일 전에 안보리에 통보해야 하지만, 북한의 모든 무기 수출과 수입 대부분을 금지함으로써(금지하는 식으로) 북한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확대한다"로 번역된다.

엄밀히 따지면, 이 조항에는 포탄이나 탄약, 로켓탄 같은 용어가 포함돼 있지 않다. 

프라브다.ru는 또 "서방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러시아와 북한을 제재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러시아나 북한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미 (제재를) 극복하는 법을 배웠고, (서방의 제재는) 러시아에게 최우선 과제인 방어 능력 향상을 포함해 유용한 측면(러시아 국산품 생산 확대및 제공/편집자)도 있다고 했다.

이 매체는 "북한도 (러시아에) 무기 공급을 부인했지만, 포탄은 아니다"며 "이미 러시아에서 생산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공수부대원의 일기' 채널은 지난 10월 "러시아에 북한 무기의 조립을 위한 공장 11개를 세울 계획"이라며 "이들 공장에서는 탄약을 포함해 사거리 55~65km의 다연장로켓시스템과 곡사포를 생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를 위해 북한 기술자 200명이 설계와 시공, 감리를 위해 러시아에 도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연장발사시스템 그라드 로켓탄/사진출처:위키피디아
BM-21 그라드 로켓시스템/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이날  '공수부대원의 일기'의 영상을 보도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국 군사 전문가인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대표는 “이러한 다중로켓발사기(그라드)는 매우 흔하고,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북한이 탄약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 무기는 우크라이나의 전술적 목표물에 대한 공격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탄약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우크라이나 무기 분석 그룹인 ‘우크라이나 무기 추적’은 지난 달 SNS에 러시아군이 북한 포탄을 사용하는 정황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북한제 122㎜ 로켓포가 최근 러시아군의 이동식 다연장로켓포 BM-21 (그라드) 운용 병력에 지급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 개시 이후 꾸준히 북·러 무기거래설을 제기해 왔다. 특히 지난 9월 북·러 정상회담 전후로 무기 거래가 본격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러 양국은 매번 무기거래 사실을 부인했다. 

지난 10월에는 미 백악관이 북한 나진항의 컨테이너 운송 위성 사진을 공개하며, 북한이 컨테이너 1000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러시아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한국 군·정보당국도 이달 초 러시아로 반출된 북한 포탄 규모를 100만발 이상으로 추정하면서 "방사포탄, 박격포, 소총, 기관총,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이 지원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방문 코즐로프 장관의 텔레그램 포스팅/캡처

프라브다.ru에 따르면 북러 경제공동위원회 러시아측 위원장인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은 17일 텔레그램을 통해 "북한과 식량 수출, 지질조사, 문화 교류 등을 논의했다"며 "북한과 무역 거래하는 주요 물품은 밀가루와 옥수수, 콩기름 등이며 내년에는 육류를 시험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금, 철, 희토류에 대한 공동 지질 조사를 벌이고 문화, 과학, 스포츠 교류 프로그램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북한 측에서는 윤정호 대외경제상이 위원장을 맡아 회의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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