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발발도, 이렇게 오래 끌 줄도 몰랐던' 젤렌스키 대통령을 다룬 책, 곧 나온다
'전쟁 발발도, 이렇게 오래 끌 줄도 몰랐던' 젤렌스키 대통령을 다룬 책, 곧 나온다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4.01.08 0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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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22년 5월과 2023년 10월, 두 차례 볼라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커버 스토리(표지 기사)로 다뤘다. 그러나 기사의 톤은 극단적으로 달랐다. 2022년에는 검은 배경 속에 빛나는 젤렌스키 대통령 얼굴 옆모습이, 이듬해에는 축 처진 어깨의 젤렌스키 대통령 뒷모습이 작게 실렸다. 작성자는 영국 언론인 '시몬 슈스터'(Simon Schuster)다.

슈스터 기자가 쓴 젤렌스키 대통령 타임지 표지기사. 왼쪽은 2022년 5월, 오른쪽은 2023년 10월/사진출처:스트라나.ua

슈스터 기자는 2022년 기사로는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훈장을, 2023년 기사로는 비판의 몰매를 맞았다. '누구도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믿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사는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기존의 언론 시각을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방 외신들이 여전히 미국 등 나토(NATO)의 전쟁 전망과 우크라이나의 큰소리에 빠져 있을 때, '우크라이나의 패배'를 대놓고 조목조목 지적했기 때문이다.

기사 작성을 위해 젤렌스키 대통령 주변을 샅샅히 뒤진 슈스터 기자가 곧 젤렌스키 대통령에 관한 책을 발간할 모양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가 최근 그 책의 일부 내용을 발췌, 보도했다. 공개된 부분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발레리 잘루즈니 군총참모장(합참의장 격) 간의 갈등 및 대립과 러시아군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첫날 젤렌스키 부부 이야기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책에 관한 텔레그라프지 기사/사진출처:스트라나.ua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과 잘루즈니 총참모장 사이의 분화 조짐은 2022년 여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슈스터 기자는 주장했다. 그 즈음 대통령실 일부 관리들이 '잘루즈니 장군이 권력에 굶주려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텔레그라프지 인용에 의하면, 잘루즈니 장군은 슈스터 기자에게 "정치인과 장군은 (근본적으로) '불편한 파트너'이며, 대통령이 서방 동맹국들에게 무기 제공을 설득하려고 할 때 둘의 관계가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은 의학 분야나 다리 건설과 같은 토목 분야에 대해 알 필요가 없는 것처럼, 군사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둘 사이의 이견은 러시아군이 (하르코프와 헤르손 지역에서) 후퇴하기 시작한 2022년 여름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승리에 더욱 자신감을 갖고, 군사작전의 우선 순위를 결정했는데, 이 때 잘루즈니 총참모장의 우선 순위와 늘 일치하지는 않았으며, 그 후 '분열 양상이 확대되었다'고 슈스터 기자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유리 타이라는 "잘루즈니 장군은 군인들 사이에서 존경 받는 것을 즐겼다"며 "그들(군인들)은 나에게 끊임없이 '당신은 대통령 편이냐, 잘루즈니 편이냐, 둘중의 어디?"라고 물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텔레그라프지가 공개한 공개한 또다른 대목은, 개전 첫날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이야기다.

캡처1-젤렌스키 화보 페북 @olenazelenska.official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사진출처:페북 @olenazelenska.official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내에게도 러시아의 공격 가능성에 대해 알리지 않았다. 아내 올레나 젤렌스카는 (도피를 위한) 가방을 챙기려고 마음은 먹었지만, 아이들의 숙제를 돕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고, 함께 저녁을 먹고 TV를 시청했다고 슈스터 기자는 썼다. 그리고 "남편은 자신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믿게 만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남편은 종종 농담과 미소 뒤에 불안을 숨겼다"는 젤렌스카의 말을 전했다. 

2022년 2월 24일 새벽 4시 30분, 폭격이 시작된 뒤 젤렌스카는 옆방에서 짙은 회색 양복을 입은 남편을 발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내의 당혹스런 표정에 "시작됐다"고 딱 한마디 했을 뿐이다. 

슈스터 기자는 "전쟁이 일어나기 몇 주 전, 대통령은 '전면적인 러시아군 침략 위험에 대비하고, 국경을 강화하자'는 군 사령관들의 조언을 거부했다"고 회고했다. 

또 전쟁 발발 55일째가 되던 2022년 봄, 대통령을 만났을 때, 그는 "전쟁이 1년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슈스터 기자는 전했다. 대통령은 슈스터 기자에게 "(준비중인) 책이 언제 출판될 것인지" 물었고, “전쟁 첫해를 기록해 출판하는 것이 목표"라고 답변했더니, 그의 표정이 바뀌었다는 것. 게다가 “전쟁이 1년 안에 끝나지 않을 것 같나요?”라고 되묻기까지 했다고 슈스터 기자는 밝혔다. 

스트라나.ua는 "미 백악관도 전쟁이 시작된 첫 이틀 동안, 키예프(키이우)가 러시아군에 의해 곧 점령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지난 12월 4일 인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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