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신종 코로나 대처 '양적 완화'에 동참 -기준 금리 0.5%P 인하
러, 신종 코로나 대처 '양적 완화'에 동참 -기준 금리 0.5%P 인하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4.25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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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락보다는 코로나 대처 - 2014년 우크라이나발 경제위기 전 수준으로
올해 GDP 경제성장율, -4~-6% 마이너스 성장 전망 - 내년엔 경제회복 기대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4일 기준금리를 연 5.5%로 0.5% 포인트 인하했다. 국제유가의 폭락에 따른 루블화 급등 현상 등 금융시장의 혼란보다는 경제 회생에 더 비중을 둔 결정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양적 완화' 통화 정책과 다를 바 없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정기이사회가 끝난 뒤 낸 보도문에서 "지난 3월 이사회 이후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했다"며 경제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중앙은행 기준금리 5.5%로 인하. 사진위는 나비울리나 중앙은행 총재/얀덱스, 현지TV 캡처

보도문은 "신종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엄격한 제한 조치들을 취했다"며 "이에 따른 소비자 물가 억제 압력은 국제 유가 하락 등 일시적인 물가 상승 압박을 상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다음 이사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0.5%P 인하는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보다 다소 큰 폭이라는 평가다. 중앙은행은 지난 2월 기준금리를 연 6%로 0.25%P 인하한 뒤 3월에는 동결했다. 러시아 기준금리는 가장 최근의 경제위기, 즉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한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 전인 2014년 초 수준까지 떨어졌다. 

중앙은행은 또 러시아가 올해 -4~-6%의 국내총생산(GDP)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월의 1.5~2% 성장 전망을 대폭 수정한 것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을 -5.5%로,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10%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하기도 했다. 

러시아 외환예금 인출 시작/얀덱스 캡처

중앙은행은 그러나 러시아의 우랄산 원유 가격이 올해 배럴당 27달러, 내년 35달러, 2022년에 45달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내년(2021년) 러시아 경제는 2.8~4.8%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 성장률은 1.5~3.5%. 이같은 경제 회복은 상당부분 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책에 달려 있다고 중앙은행은 덧붙였다.

주목되는 것은 러시아 은행의 외화 예금 계좌 흐름이다. 러시아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으로 외화 예금은 한달 전에 비해 50억 달러가 줄었다. 지난 3월 초 943억 달러에 달했던 외화 예금이 893억 달러로 줄었다는 것. 전체 예금의 5% 가량이 한달 사이에 출금됐다는 뜻이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단시간에 이뤄진 가장 큰 출금 규모다.

반면 루블화 예금 잔고는 200억 루블 늘어나 24조 5천루블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폭락으로 루블화 가치가 떨어지자 외화를 출금해 루블화로 바꾼 뒤 다시 예금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지난 3월 외화 예금에 대한 과세 방침이 2년 뒤 시행될 것이라고 알려진 것도 외화 출금을 부추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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