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으나 아직 끝나지 않는 러시아 '임시 휴무및 자가 격리' 체제, 어떻게 운영되나?
끝났으나 아직 끝나지 않는 러시아 '임시 휴무및 자가 격리' 체제, 어떻게 운영되나?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20.05.12 07: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푸틴대통령 6주간의 휴무일 종료 선언 - 지역별로 사업장 재개 권한 부여
모스크바 등 대다수 지역 '자가 격리' 유지, 제한 조치 해제에 신중한 접근
9일 연속 신규 확진자 1만~1만1천명대 - 이탈리아 넘어 세계 4위권 진입

러시아는 11일 신종 코로나(COVID 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전국민 '임시 휴무및 자가 격리' 조치를 공식적으로 해제했다. 그러나 각 지역 정부가 코로나 확산 정도및 방역 상황을 고려해 향후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방정부와 지역정부간 협력에 관한 대통령령'을 통해 지역 수장들에게 결정 권한을 대폭 이양했다.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 새로운 상황에서 일상적인 삶을 정상화하기 위한 5가지 조건 제시/얀덱스 캡처 

이에 따라 전국적 '임시 휴무' 기간은 끝났지만, 생산·제조·유통및 서비스 분야 각 사업장들이 일을 시작하는 시점은 지역별로 둘쭉날쭉할 전망이다. 일터가 문을 열지 않으면 직장인들의 '자가 격리'는 자동적으로 연장되고, 지자체들도 불필요한 주민 움직임을 통제하기 위해 기존의 '통행 허가제'를 계속 유지한다. 결과적으로 내가 다니는 일터가 다시 문을 열지 않는다면, 기존의 '임시 휴무및 자가 격리'체제는 계속되는 셈이다.

모스크바 지하철 모습/사진출처:모스크바 시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모스크바와 수도권은 이미 건설및 생산 분야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의 직장 폐쇄 조치와 '자가 격리' 체제를 이달 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푸틴 대통령의 해제 발표만 믿고 섣불리 집 밖으로 나섰다가 경찰 단속에 걸려 범칙금을 물 수도 있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최종 결정을 챙겨봐야 한다. 

특히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이날 '임시 휴무' 종료이후 지켜야 할 수칙으로 기업주와 시민들의 책임있는 행동, 확진자 관리 철저, 감염자 조기 발견및 대처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골리코바 부총리, 11개 지역은 제한 조치의 해제 2단계 돌입 가능 

이와 관련, 타티아나 골리코바 부총리는 85개 지차체 가운데 22개 지역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제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해제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고 밝혔다. 러시아 방역당국이 앞서 제시한 3단계 제한 조치 해제에 들어가기 위한 2가지 전제조건, 즉 충분한 병상 확보와 코로나 검진 비율(인구 10만명당 70명 시행)을 충족한 상태라는 것이다.

각 지역에 최종 권한을 위임한 것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여전히 하루에 1만1천명대를 오가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방역당국은 11일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 등 전국 84개 지역에서 1만1천656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며 "누적 확진자는 22만1천344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완치된 확진자도 이제 4만명에 이르고, 지난 하루 동안에도 5천495명이 퇴원했다. 러시아의 확진자 규모는 이날 한때 이탈리아와 영국을 제치고 세계 3위권에 진입했으나, 영국의 확진자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4위로 떨어졌다. 

푸틴 대통령, 임시 휴무 체제 종료 선언/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 홈페이지를 통해 경제 회생과 일자리 창출, 국민소득 증대 등을 위한 정책 수립을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 정부에 지시한 뒤 지난 3월30일부터 6주간 시행해온 '임시 휴무일' 의 종료를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휴무 기간에 실시된 전국민 '자가 격리' 조치로 국가의 의료 시스템을 정비하고 병원 침대 수를 늘려 수 천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제한 조치의 단계적인 해제를 통해 경제가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건설과 농업, 에너지 분야가 우선 재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다시 일터로 돌아가더라도 대규모 행사를 연기하고, 엄격한 방역조치와 개인 위생 수칙이 준수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 TV연설/사진출처:크렘린.ru

푸틴 대통령은 또 신종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국민과 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한 추가적 대책도 마련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 중소자영업자들에 대한 세금 면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재난보조금 지급, 실업 수당 인상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