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노바야 제믈랴 제도에 굶주린 북극곰 대량 출몰, 비상사태 선포
북극해 노바야 제믈랴 제도에 굶주린 북극곰 대량 출몰, 비상사태 선포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2.11 0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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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얼음 녹고 먹을 것 부족해 음식물쓰레기 찾아 남쪽으로
WWF측 "음식물 쓰레기만 적절하게 처리해도 상황 나아질 것" 지적

북극해 연안의 러시아 주택가에 '굶주린 북극곰 출현' 비상이 걸렸다. 러시아 아르항겔스크주의 노바야 제믈랴 제도에서 굶주린 북극곰 수십 마리가 사람들의 주거지로 몰려오면서 관련 당국이 9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진출처:크렘린.ru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얼음이 녹으면서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든 북극곰들이 최근 노바야 제믈랴 제도의 마을로 침입해 주민을 공격하거나 공공건물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겨우 수천 명이 거주하는 이 지역에 무려 52마리의 북극곰이 출몰했으니 주민들이 느끼는 공포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6~10마리는 아예 이 지역에 눌러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행정 책임자인 비간샤 무신은 "1983년부터 이곳에 살았지만, 이렇게 많은 북극곰이 나타난 것은 본 적이 없다"며 "일부 곰들은 인근 군기지 구역에 있다"고 말했다.

공포에 질린 일부 주민들이 집 밖으로 나가거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지역 당국은 안전을 위해 학교 주변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출퇴근 군인을 위해 특별 차량을 제공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북극곰을 사살하거나 사냥하는 것은 현재 불법이다. 하지만 마을로 내려와 각종 경고신호를 무시하는 북극곰에 대해서는 사살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 소속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먹을 것이 줄어든 북극곰들이 사람들의 주거지 부근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발견했다"며 "주민들도 음식물 쓰레기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않아 굶주린 북극곰들을 불러들이는 꼴"이라고 진단했다. 음식물 쓰레기만 적절히 처리하더라도 노바야 제믈랴와 같은 북극곰 출현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의 요세미티국립공원 측은 캠핑장 부근에 곰들이 자주 출현하자 방문객들에게 음식물쓰레기 처리법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쓰레기통에 철판으로 만든 뚜껑을 설치하는 등 곰 퇴치 방안을 강구해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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